또 왔어요. 오늘은 2013년 9월 11일 문제의 회의 이후 축제와 영화제간에 오갔던 문서들을 분석해 볼까해요.
[1] 10월 1일 : 축제의 호소 (링크)
김조감독과 영화제가 만나 평행선만 달린 말다툼 회의 이후, 영화제는 이 문제에 대해 영화제 내부 회의를 할테니 거기서 공유할 축제의 입장을 보내달라고 해요. (정황상 추론) 그래서 축제는 회의를 열어서 입장서를 정리해서 보내요. 이 문서는 이전까지의 상황들과 축제가 운영되는 원칙, 이런 것들을 고려하여 의사결정을 해 주시기 바란다는 호소에 가까워요. 그냥 일반적인 내용인지라 제겐 별로 중요하진 않아 보이는데, 그 분은 모르시는 것 같으니 요약해볼께요.
- 축제의 역사와 영화제의 역사, 두 주체의 관계
- 구성원 모두의 '협의와 합의'를 원칙으로 하는 축제의 운영 원칙
- 영화제의 독립 역시 이러한 원칙에 의해 이루어져야 한다
- 9월 11일에 영화제 측으로 참석한 네 명의 의견이 모두 다르므로 내부에서 독립에 대한 의견을 통일해 달라
이건 김조감독은 아예 말이 안 통하니, 영화제 구성원 모두가 공유하고 본다면 좀 달라지겠지?란 생각으로 작성하시고 전달하신 것 같아요.
그러나! ;ㅁ;
[2] 10월 1일 저녁 : 영화제 회의 (링크) 반복된 주장
영화제 회의가 열렸지만, 누가 참석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평일 저녁이라 많이 참석 못했데요. 회의 결과는 아래와 같아요. 반론을 첨부해서 정리할께요.
1. 영화제는 독립된 조직이다
아직 실질적 독립체가 아니라는 건 많은 정황 증거가 말해줘요. 만일 주장하시는데로 완전한 독립체라 하더라도 축제라는 연대체 안의 조직이라는 전통(=설립취지)은 바꿀 수 없어요. 정 필요해서, 정말 어쩔 수가 없어서 일부 바꿀 수 밖에 없는 일이 생겼다면, 그걸 바꾸는 것 역시 (예를 들면 기간의 분리, 주최의 표시 등) 축제와의 협의가 필요해요. 그게 그 영화제의 설립취지를 니들 스스로 존중하는 방법이라구요. 법인 분리 따위의 행정 절차로 이러한 정신이 모조리 리셋되는 게 아니에요. 축제와 협의 했는데, 말도 안되는 헛소리를 한다고 생각하면 그 때 호소하시고 입장문이든 공문이든 중재든 뭐든 취하시면 돼요.
설령 영화제가 애당초 따로 설립되었고, 어느 지점에서 축제와 연대를 가지고 활동했다 가정하더라도 그 연대를 해체하기 위해서는 축제와 '협의와 합의'를 거쳐야 하는 게 예의 아닌가요? 전화예절 좋아하시는 분이 왜 그건 모르는지 이해가 안 가요.
2. 영화제는 집행위원회 체제로 2011년에 변경되었으며, 이에 대해 축제 승인 받지 않았다
말실수겠죠? ^^ 그게 독립 절차였다면 승인 받으셨어야죠?
3. 축제가 영화제를 고나리하는 건 영진위를 기만하는 일이다
기만이 아니라는 거 지난번에 설명 드렸죠? 이거 공갈협박이에요.
이 협박 건에 대해 재미있는 부분은요, 이 논리가 처음 나온 것은 녹취록의 김승환씨 발언이에요. '영진위를 기만하는 행위' 정도의 논리라면 이미 분리를 기정사실로 놓고 생각한 것이죠? 그런데 이 회의가 만들어진 이유는 김조감독의 입으로 밝혔듯 영화제 구성원들이 나가라 해서에요. 그렇다면 구성원들은 이 때에는 이렇게까지는 생각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여져요.
이 회의 이전에 김조감독과 김승환씨 등이 모여 이러한 논리들을 만들어냈어요. 그것이 녹취록의 회의와 이 영화제 회의, 그리고 앞으로의 영화제 입장에서 일관적으로 나타난답니다. 영화제 구성원들은 어느 순간 이 논리를 받아들인 것이죠. 아마도 사전에 김조감독 체제 이후에 합류한 스텝들을 이 논의에 참여시키는 것 자체가 배제하는 것이라는 이상한 논리를 펴면서 사실상 배제시킨 결과가 이것이 아닐까 의심하고 있어요.
4. 축제가 '협의와 합의'를 통해 결정한다면 어떤 과정을 거치는가? 못 믿겠다 그 '협의와 합의'
니가 지금 하고 싶어 죽겠는 그 거요
5. 이미 독립되었으니 9월 11일 회의는 독립에 대한 것이 아니라 축제와의 연대를 논하는 자리였다
그딴 식으로 회의에 임하시어 연대를 논하신다고요? (탄식)
6. 보내주신 입장서[1]를 토대로 영화제 내부 논의를 다시 진행하겠다
다시 언급하겠지만 입장서를 토대로 내부 논의 다시 안 했죠?
주요 논점이 다섯 꼭지인데, 한꼭지 한꼭지가 다 어처구니 없어요. 이후에 나오는 논의과정에서 영화제의 입장은 여기서 크게 벗어나진 않아요. 어쨌건, 영화제에서는 보다 많은 구성원이 참석하는 회의가 열려요 11월 2일이에요.
[3] 11월 2일 : 다수결 결정
앞서 영화제가 말한 [2]-6 항목인 영화제 내부 논의가 열려요. 이 자리에서 입장서[1]는 공유되지 않았어요. 입장서를 토대로 하겠다고 말한 내부 논의였는데요. 이전에도 이후에도 입장서[1]은 영화제 구성원들에게 공유된 적 없다 해요. 증언에 따르면 다수결의 의제는 '우린 독립 단체인데, 독립을 축제와 논의할 것인가' 였다네요.
이러한 회의 결과로 영화제는 축제에 입장서를 보낸답니다.
[4] 11월 13일 : 영화제 입장서 (링크) 반복된 입장과 살짝 협박
- 독립 조직이냐는 3년 전 일이고 그 때 일을 논하는 건 시간이 너무 지나서 적절치 않다. 그러한 논의는 이후 들어온 구성원들을 소외시키는 것이다.
- 독립 여부는 법인등록과 운영상태를 보면 알 수 있지 않겠느냐.2012년부터는 조직위 차원의 공식적인 운영 참여나 구성원간 인적 교류, 재정적 보조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 '협의와 합의'의 원칙은 영화제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 독립은 '협의와 합의' 대상이 아니다.
- 당신의 주장은 위장 독립이라는 것이니 위험하다. 영진위 기만이다.
- 영화제의 역사를 감안하여 도의적 차원의 대화는 환영이나 인준이나 승인은 거부한다.
- 우리 이러한 것들을 바탕으로 미래를 위해 이야기하자.
[2]의 입장과 근본적으로는 완전히 동일하지만, 여기에 대해 말하자면요,
- 영화제 스텝인 김기민님의 글(링크)에서 '3년 전 일을 논하는 것은 이후에 참여한 스텝들을 배제시키는 일' 이란 논리가 어디서 나왔는지 알 것 같네요. 영화제가 지향하는 정신과 축제와의 연대 관계는 충분히 그 이후에 참여하신 분들도 말씀하실 수 있는 거에요.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었다면요. 제공하시고 참여 시키셨나요? 아니라면 누가 배제시킨 건가요?
- 2012년에 사무국 대행은 잊으셨나봐요?
- 지금은 '협의와 합의' 대상이구요?
- 아니라는 거 이해 하시나요?
이래서 축제는 더 이상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 생각하고 너희는 영화제B이니 명칭과 회차 등 역사를 내놓으라고 공문을 보내요.
[5] 11월 28일 : 축제의 공문 (링크) 자산을 내놓아라 이 괴뢰법인아
- 축제의 사업에는 영화제가 있다. 그건 영화제A니까, 본인들이 부득이 괴뢰조직인 영화제B라고 주장하신다면 그냥 영화제 진행하시라
- 대신, 영화제A의 명칭을 내놓아라
- 회차도 내놓아라
[6] 12월 13일 : 영화제 개최 선언 (링크)
이러한 갈등 등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김조광수 감독은 본인은 트위터와 페북에 2014년 <서울LGBT영화제> 개최를 선언해요.
그래서 당연히 축제는 항의를 했지만, 김조 감독은 별 문제 없다며 나중에 공문 보내겠다고 답변해요.
[7] 12월 17일 : 영화제 공문 (링크) 알았어 양보해줄께
영화제는 [6]에 대한 답변으로 공문을 보내요.
- 회의록 첨부한다. 이거 홀릭님이 작성한 거다. 독립이라 나오지 않았느냐! 거기 김조감독과 강명진 축제 조직위원장이 다 참석한 회의이다. 그러니 우리가 독립 조직이며 역사성도 있다.
- 따라서 [6]에서 요청한 모든 것은 줄 수 없다.
- 축제가 영화제 만드는 건 당신들 마음이다.
- 그러나 축제가 그렇게 원한다면 회차는 드리겠다.
거래 좀 할 줄 아시네요. 축제도 이렇게 확 지르고 찔끔찔끔 양보할 수 있을 정도로 장사속이 있었음 하지만 제 바람이고 그 원칙주의가 축제의 조직 특성인걸요. 순진무구하다고 비판하시는 분 있어요. 저도 맘에 안 들어요. 좀 더 잔인하고 좀 더 약았으면 좋겠는데. 그런데 그게 그 조직 특성인걸 어째요? 내가 거기서 봉사하며 일 할 거 아니니 그건 개입 안 할께요.
여기서 첨부된 회의록에 대해서는 이전에 다 반론 끝났으니 넘어갈께요. 이 날 관련 도메인을 영화제가 다 선점해 버려요. 정확히는 <레인보우팩토리>가요.
[8] 12월 17일 : 축제의 공문 (링크) 같은날 공문 받자마자 반론
- 보내주신 회의록은 축약된 내용이라 사실과 다르다.
- 원본을 보면 추후에 논의한다 돼있다.
그리고 축제는 영화제B가 개최 선언을 했기에, 이에 대응하기 위해 명칭과 회차를 그대로 사용하며 영화제 개최를 선언해요.
[9] 2014년 3월 12일 : 축제의 명칭 변경
이 기간동안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요, 축제는 영화제의 명칭을 <퀴어영화제>로 변경한답니다. 아마 더 이상의 분쟁을 원하지 않으셨기 때문에 그렇겠죠?
결론
게속 같은 이야기들만 계속되어서요. 결론 없어요. 결론은 여러분들이 생각해주세요. ^^
* 목차 : 김조광수 아카이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