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회가 성공할지, 사실상 성공회의 성공을 바란 글을 7월 31일에 썼으니 벌써 4개월 가량이 지났어요. 제가 이 문제를 처음 언급한 게 6월 18일이니 그로부터는 5개월이 지났네요. 한달만 더 있음 반년이네요. 요샌 그 정도면 사대강산이 변할 시간이에요. 아니, 그 정도 시간은 제 비판대상인 김조광수 감독의 입장에서는 ‘완전한 승리’에요.

누가, 콕 찝어서 성공회 내부의 누군가가 이슈가 흐리멍텅구리 해질 것을 노리고 일부러 시간을 끌었다고는 이야기 하지 않을께요. 그냥 이 멍청하기 짝이 없는 논의 과정을 비판하고 싶어요. 아니, 논의 과정 뿐만 아니라 문제해결의 전 과정이 엉망진창시궁창이었어요.

최악의 결과

왜 지금의 무논의가 최악인지 굳이 설명해 드려야 하나요? 이슈가 흐려져서 없어졌어요. 관중들의 피로감이 쌓이죠. 성공회에선 말할 수 있겠죠. 이것도 저것도 결론을 ‘아직’ 내리지 않았잖냐고. 아무도 길고 지루한 쇼를 보고 싶어하지 않아요. 진행과정이든 결과든 초반에 살짝 공개한 것을 제외하고는 리터럴리 아무 것도 공개한 것이 없어요. 이 길고 지루한 쇼를 굳이 보고 싶어하는 저 같은 새디스트도 지쳤어요 벌써.

그알싫팀에서도 성공회의 논의를 지켜보고 후속보도를 하겠다 말씀하셨었는데요, 뭐 할 게 있어야 말이죠. 이미 그 피로감 때문에 재미가 없어졌어요. 당장 내일 성공회에서 결과를 내도 후속보도 못할 수도 있어요. 재미가 없으니까. 이 희석의 과정과 결과를 두고 전 김조감독님의 완전한 승리라 하는 거에요. 짝짝짝.

이것이 그렇게 애매모호한가요? 아무리 애매모호해도 밝혀야 하는, 좀 큰 건 아닌가요? 에이~ 그래도 중간중간 분위기 환기라도 시켜주시지 그랬어요? 이제 슬슬 내년 영화제 준비할 때 아닌가요? 또 김조감독님이 수입한 영화 아니면 수입 예정작이 개막작으로 나가겠네요? ㅊㅋㅊㅋ

그 시작은 미미하였으나…

성공회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요? 제가 아는 선에서 말씀 드릴께요. 때는 바야흐로 2014년 5월 말인가 6월 초, 제가 이 문제로 트윗에서 잽 몇 번을 날려요. 그 와중에 김조감독님이 혐오보다 강한 사랑 드립을 치시고 그걸 본 제가 꼭지가 돌아 첫번째 글을 싸질렀어요. 이게 꽤 반응이 좋았죠. 콧대가 강남언니가 된 전 감독님께 해명을 요구하고, 감독님이 연락을 하셨죠.

네임드가 모여서 중재하기로 했다. 아직은 때가 아니니 조금만 기다려달라.

여기까지는 관심있게 지켜보신 분이라면 다 아시죠? 그런데요, 다 아시다시피 그 시점에서도 성공회는 구성되지 않았어요. 김조감독님이 여기저기 지인들에게 연락하여 도와달라 요청하던 중이었죠. 저 트랜스젠더가 날 괴롭혀~! 전화를 받으신 임보라 목사님 그리고 영화계 인사님들은 여기 껴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했을 거에요. 아마 초기 성공회에 계셨던 분들은 거의 이 전화를 받아 모이신 분들이죠?

그리고 성공회가 만들어져요. 공론화를 약속하면서요.

임보라 목사님 죄송합니다만,

이후 만들어진 성공회에서 주도적으로 활동하신 임보라 목사님. 면식 없는 저라도 존경해왔던 분이에요. 평소 활동하시는 걸 보며 리처드 도킨스 버금가면 서러워할 유물론자인 저라도 종교를 가지는 게 나쁜 건 아니구나 라고 생각했지만요. 정말 죄송하게도 비판을 안 할 수가 없어요. 성공회가 잘 되었으면 모르겠는데, 이건 너무하잖아요. 목사님 성공회에서 꽤 주도적으로 활동하셨죠? 마지막이자 2차였던 보고에서도 그 이름을 확인할 수 있네요.

근데요 목사님, 영화제 집행위원이시잖아요. 작년에도 올해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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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집행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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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집행위원회

목사님은 현직 집행위원으로 영화제 내부에서 이 사건 처리를 하셨어야 했어요. 외부의 중립적 중재자의 위치가 아니라요. SeLFF 홈페이지에 나온 입장서든 퇴장서든 다 집행위원회 이름으로 되어있죠? 2013년 당시 문서로 살벌하게 으르렁으르렁으르렁댔던 공문들에도 다 집행위원회로 되어있죠? SeLFF의 집행위원이 그냥 사진 이쁘게 찍어서 홈페이지에 걸어놓기 위한 얼굴마담은 아닐 거에요. 집행위원들이 모여 중요한 사안들에 대해 의결하고 강제할 수 있죠? 이 일이 중요한 일이 아닌가요? 아님 영화제 집행위원들은 다 얼굴마담인가요? 회의 했나요? 거기서 어떤 의견을 밝히셨나요? 목사님 ‘개인적으로’는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어떻게 생각하시죠? 작년에 으르렁댈때 목사님은 집행위원으로 무엇을 하셨나요? SeLFF가 그동안 집행위원회 이름으로 낸 모든 문서에 나온 언어들은 집행위원으로써 목사님도 동의하시고 승인하신 것들인가요?

목사님은 성공회라는 중립적 기구에 속하여 저울 들고 서 계시면 안돼요. 영화제가 낸 성명들이 다 집행위원회 이름으로 나왔는데, 그 집행위원님이, 이해 당사자가 판단을 하고 중재자를 하신다고요? 개인적인 상황판단 능력과 양심에 비추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집행위원의 자리에서 해결책을 찾으셨어야 옳았어요.

이 모든 말들이 성공회라는 논의 기구가 출발할 때 부터 마음 속 한 구석 작년에 끊여놓고 냉동실에서 동결건조 중인 묵은지 김치찜 마냥 찜찜하게 남아있었지만, 목사님 개인적으로 어느정도 책임을 지시는 방법으로 선택한 것이고, 충분히 중립적 위치에 계실만한 분이라 생각했고, 그리고 성공회 출발부터 목사님이란 분에게 까지 딴지 걸고 싶지도 않았고, 목사님을 믿었기에 암말 안 하고 빠진 거에요. 그런데 일이 이게 뭔가요? 이것이 후광효과, 이름값인가요? 결과적으로 그 으리번쩍하신 활동가 네임드들이 모이셔서 저의 입을 막은 것이 되셨어요. 아니 모두의 입을 막았어요. 공론화를 막았어요.

딴 곳으로 새는 거지만요, 영화제 집행위원님들, 여러분들 이 건에 대해 논의하고 개인적인 의견들을 밝히시고, 그에 따라 의결을 하지 않으신다면, 그 자리 왜 계시는지 모르겠네요. 집행위원님들이 보시기에도 SeLFF가 이전까지 아무 기여도가 없었던 김조감독님께 어느날 갑자기 홀라당 넘어갔다는 게 이해가 가시나요? 아니면, 서류적으로는 그럴 수 있겠다 쳐도, SeLFF가 그 탄생의 취지나 정신과는 반대로 축제와 협의 없는 일방적인 연대파기가 옳다 보세요? 아니면, 행여 그럴 수 있다 쳐도, 당신들이 이름 걸고 있는 곳이 레인보우팩토리 영화제가 되는 게 옳다 보세요? SeLFF에서 집행위원회 이름으로 그동안 지겹게 낸 문서에 다 동의하세요? 자기 이름 그딴 곳에 쓰이는 거 기분 안 나쁘세요?

그런 거 개인의 신념에 따라 의결하고 집행하라고 있는 게 집행위원회 아닌가요? 다 맞다 생각하신다면 뭐… 전 할 말 없습니다만, 만일 그렇다면 어휴~ 김조감독님이 사람 보는 눈은 있으셨나보네요.

집단감성

제가 볼 땐 핵심쟁점은 단순명확한데, 연루자가 운동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이 큰 것일 뿐이지만요. 이 일이 덩어리가 좀 큰 일이다보니 성공회 초기에 무지개행동 소속 단체들이 모여서 논의하기로 했죠? 아~ 제 관점에선 이 때 부터 이 사건은 논리적 판단 보다는 정치게임으로 가버린 것 같아요. 물론 아무 것도 볼 수 없는 지구 반대편의 전 그냥 상상한 것이지만요.

김조감독님 자신이 대표성을 띈 운동들이 꽤 있다고 알고 있어요. 동성결혼 이슈가 그렇고, 영화도 개봉을 하고, 녹색당도 그렇고요. 김조감독에게 가해질 도덕성 논란으로 인한 운동 동력의 상실을 우려하신 분이 있으셨을 거에요. 물론 김조감독님이 여기저기 활동을 많이 하시니 – 제가 볼 땐 단순 타이틀 콜렉터 ‘ㅅ’ – 성소수자판 전체에서 사람들을 모으면 친분과 사업으로 얽히고 섥힌 사람들이 모일 수 있겠죠. 이건 축제측도 마찬가지일 거구요.

결국, 이렇게 오랜 기간 결론도 내지 못하고 지분지분 있는둥 마는둥 활동한 성공회는 영화제 이슈를 품고 상대적 시간이 흐르는 저 머나먼 패러랠월드로 사라졌…진 않았죠?

이 곳의 5개월은 그 곳의 3분?

이 곳의 5개월은 그 곳의 3분?

아직?

그 끝은 창대할까요?

사실관계를 파악해야 하는 부분은 단순명확해요.

(1) 당시 김조감독에게 조직과 행사를 모두 넘길 명분이 있었는가?
(2) 그것이 나타난 당시의 문서가 존재하는가?
(3) 1과 2가 참이라 할지라도 연대의 일방적 해체를 통한 영화제의 독립이 가당키나 한 일인가?

뭐 이런 식으로 따지고 들어가면 돼요. 이권이 걸린 일에서 사람을 믿나요? 증언을 믿나요? 너무 나이브하신 거 아니에요? 문서만 보면 되는 일이에요. 판단을 하시려 모이셨다면 이 일은 일주일도 고민할 거 없는 판단 거리라구요. 물론 문서에도 매우 애매한 부분이 있고 행간을 읽고 싶다면 증언을 듣는 것도 나쁘진 않지만요, 그건 모두 문서와 괴리가 없… 아이… 내가 왜 이딴 소리까지 지껄여야 하나요?

도데체 뭘 하고 계십니까들?

* 목차 : 김조광수 아카이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