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영화제와 관련한 마지막 글이 될 것 같아요. 영화제의 자료가 공개되었거든요. 제가 처음부터 일관되게 요구한 것은 ‘독립이라 주장하시는 다른 증거’였고, 겨우 이제사 그것을 제시하셨어요. 이 자료를 보고, 제 해석을 보고 어떻게 판단하실지는 독자 여러분들을 몫이겠죠. 하여간 제 역할은 여기까지인 듯 하네요. 상황 봐서 더 개입할 수도 있고, 이전에 여기저기 요청했던 것들의 답변이 오거나 한다면 공유하는 차원에서 또 글을 올릴 수도 있겠지만요.

진행상황 업데이트

7월 12일 축제가 자료를 공개했어요. 이어 7월16일 영화제는 입장서만을 공개하고 자료는 비공개 결정을 했지요. 7월 20일 성공회(이전 중재단)의 회의 결과가 메일링을 통해 공개되었어요. 여기서 성공회는 영화제측 자료를 비공개하기로 결정해요. 그런데 여기엔 한 가지 문제가 있었어요. 애시당초 성공회는 축제와 영화제측에 자료 비공개를 권유했었는데, 비공개 결정의 근거는 영화제가 자료를 비공개했기 때문이었거든요. 트윗에서 그에 대한 비판을 좀 썼어요.

그리고 24일과 25일에 XSFM <그것은 알기 싫다>에서 관련된 내용이 방송되구요, (링크, 링크) 그 여파 때문인지 28일, 영화제는 드디어 성공회에 제출한 자료를 공개했어요. (링크) 이 글은 영화제측 자료에 근거해서 올리는 글이랍니다.

프롤로그가 에필로그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할 이야기가 없어요 ‘ㅅ’ 몇몇 표현을 제외하고는 축제의 자료와 완전히 동일하거든요. 이 자료는 2011년 당시 영화제는 독립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증거자료에 가까워요. 그래도 자료를 공개하시고 입장도 표명하시고 바람도 이야기 하셨으니 글을 써볼까 해요.

공개하며 밝힌 스텝 일동의 입장

자료를 공개하며 스텝 일동의 이름으로 게시물을 하나 올리셨는데, 거기 쓰여있는 내용에 대한 비판이에요.

(전략)

그러나 논란의 확산을 막고자 그간 공동회의에 제출한 경위서와 참고자료 등 요청자료를 공개하지 않았던 집행위의 결정은 한쪽의 일방적인 자료 공개이후, 이어지는 근거 없는 주장들을 통해 무색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집행위는 공동회의의 동의 하에 공동회의에 제출한 경위서와 참고자료를 공개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공동회의의 최종입장이 발표되기 전까지 자료를 공개하지 않으려했으나 거듭되는 비방과 근거없는 주장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만이 사실인것 처럼 공개되어 더 큰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입니다.

집행위는 향후, 공동회의의 모든 활동에 최우선적으로 임하며 그 책임을 다할것입니다. 원만한 문제 해결을 위한 시간이 필요한 만큼 그 결과에 대하여 조금 더 기다려 주실것을 성소수자 커뮤니티 구성원 및 영화제를 아껴주시는 모든 관객분들께 다시한번 부탁드립니다.

무엇이 근거가 없는 주장이나 비방인지 모르겠어요. 근거는 지금까지 일어났던 일들과 축제측이 공개한 자료거든요. 사실관계를 파악해야 하는 일에서, 김조감독님이 공론화를 약속한 일에서, 투명하게 자료가 공개되는 것이 맞음에도 공개를 하지 않으신 것은 영화제의 판단이에요. 이제라도 공개를 해 주셨지만, 의혹의 당사자가 입을 닫은 상황에서 떠도는 말들을 폄훼하는 태도는 꽤 보기 좋지 않아요. 한정된 정보 안에서 유언비어를 퍼뜨릴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을 탄압하는 누구 같아요. 뭐, 중요한 건 아니니 넘어가요.

경위서 (링크)

전반적인 내용은 경위서를 보면 알 수 있어요. 아까 결론을 말씀 드렸지만, 똑같아요. 다른게 전혀 없어요. 같은 자료를 두고 약간의 상황 설명과 근거라 보기 힘든 개인의 행동 등을 내세우며 완전히 다른 주장을 하고 있어요.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모르겠어요. 제가 이해력이 딸린 것일까요?

경위서는 크게 네 파트로 구성되요. 첫째는 전반적인 개요, 둘째는 시간별 사건 설명, 셋째는 의혹의 해명, 넷째는 축제측에 하고 싶은 질문이에요.

경위서 1 : 전반적인 개요

짧으니까 전체를 인용할께요.

서울LGBT영화제(이하 영화제)의 독립 과정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는 먼저 2011년 김조광수 감독이 영화제의 집행위원장으로 합류할 당시에영화제의 독립을 선결 조건으로 제안한 사실이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영화제는 2013년 가을에 있었던 몇 번의 회의를 통해 독립한 것이 아니라 2011년에 독립한 것임을 분명하게 밝힙니다.

또한 영화제는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힙니다.

① 축제에서 영화제의 독립에 관해 논의하지 않은 것은 축제 내부의 문제이지 영화제의 책임이 아닙니다.

② 영화제는 영화제 독립과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지 축제와 연대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축제로부터 분리된 영화제로서 별개의 단체라는 현실 인식과 입장에 변함이 없으며, 축제와 영화화제가 독립된 조직으로서 양 단체가 호혜의 정신에 입각하여 연대하기를 희망하는 것 또한 유효합니다.

③ 영화제는 2014년부터 퀴어영화제와 서울LGBT영화제로 분리된 것이기 때문에 두 영화제 모두 과거의 역사와 정통성을 동등하게 가지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구두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가 아니에요. 그에 걸맞는 절차를 거쳤는가이죠. 친구한테 4000원짜리 커피 한 잔 사주는 일이 아니에요. 무려 13년을 일구어온 조직과 행사에 대한 일이에요.

① 그건 축제 내부의 문제 맞아요. 영화제도 축제 내부에 있어요. 그러니 영화제의 문제이기도 해요. 영화제의 독립은 축제 내부에서 논의해야 하는 일이에요. 논의를 안 한게 문제라면 논의해달라고 이야기 했어야죠.

② 연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축제와 영화제의 연대가 무엇일까요? 2012년 까지 해왔던 일을 그대로 하면 되는 거에요. 포스터에 주최도 표시하고 개폐회식 같이 하고 서로 도움 필요한 거 있음 이야기하고, 공동으로 추진할 사업이 있다면 추진 하는 거에요. 그동안 영화제의 독립성은 침해 당하지 않았어요. 일년 전 그 난리가 없었다면, 그냥 축제와 영화제는 연대를 가지고 독립적으로 계속 주욱 유지될 수 있었어요. 물론 완전한 독립을 위해서는 절차가 필요함은 동일하지만요.

갈등은 어떻게 시작이 되었죠? 김조광수 감독님의 주장은 무엇이었죠? 연대를 해체하는 것이었어요. 포스터에서 축제를 일방적으로 뺐었고, 들어와서 논의하자는 제안을 일방적으로 거부했어요. 도데체 영화제가 생각하는 연대는 무엇이죠?

③ 황당해요. 두 조직이 서로 역할분담을 하고 악수하고 간빠이 하면서 하하호호 나뉘어진 것이라면 둘 다 역사와 정통성을 동등하게 가질 수 있겠죠. 하지만 그럴 수 없어요. 잘 아시잖아요. 적어도 무엇을 원하시는지는 잘 알겠네요. 놀랍지도 않아요. 이전 글들에서 다 예상했던 범주 안에 있어서요.

경위서 2 :시간별 사건 설명

똑같아서 별 할 말은 없어요. 하지만 코멘트 해 볼께요.

2011년 1월 초, 세번의 만남

기존의 주장에서 살이 많이 붙었네요. 하지만 확인할 수 없는 구두 약속임을 주장하는 것에 불과해요. 상대방은 아니라 주장하구요. 또 양보해서 백만서른번 양보해 드릴께요. 만일 김조감독님 주장대로 한채윤씨가 약속을 했었다 할지라도 그건 한채윤씨의 잘못이지 영화제의 독립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요. ‘권한 없는 사람이 준다해서 받았으니 내 꺼야’는 너무 유치하지 않아요?

그와 함께 공개하신 세 번의 회의록 전문은, 글세, 이건 독립되지 않았다는 증거지 독립의 증거가 아니에요. 누가 봐도.

  • 회의록 1 : 분리/연대 체제로. 구체적인 것은 축제 회의 후 다시 논의한다.
  • 회의록 2 : ‘완전한 분리/독립인가, 명목상의 문제인가’를 축제 회의를 통해 논의 후 다음 회의에서 재논의 한다.
  • 회의록 3 : 분리/독립은 필요. 그러나 현단계에서 실질적 독립은 어렵다. 예산 독립 가능 여부는 내년에 논의한다.

이건데요. 제가 이거 해석해야 하나요? 독립 여부를 축제 회의 후에 논의하자. 완전한 독립인지 명목상 분리인지를 축제 회의를 통해 결정하자. 그런데 완전한 독립은 힘드네? 명목상으로만 일단 분리하자. (다른 회의록에 나오지만, 기금 신청 등을 위해 필요한 절차이니.) 예산 독립 부터 나중에 차차 논의하자. 이런 이야기잖아요. ;ㅁ;

영화제 사업자 등록

‘영화제가 축제와 별개의 독립된 조직으로서 기능하기 위한 법적, 행정적 절차 완료’라 하셨는데, 왜 축제가 그렇게 했느냐 물으니 인감을 잊어버려서라는 드립을 치셨나요? 왜 당시 구성원들도 그 결정을 몰랐을까요? 영화제에서 공개한 당시 5차 회의록에는 ‘CMS 후원 계좌 개설 등을 위해 사업자등록증 대표 변경’ 이라고 되어있어요. 새로 사업자등록을 하시게 된 근거는 무엇일까요?

2013년 영화제 공식 포스터에서 축제 제외

여기서는 이미 독립이 된 것으로 가정하고 기술하셨는데요, 아니거든요? 홀릭님이 스윽 봤으니 인지했었을 것이다고 유추한 것도 웃기지만, 이는 기존에 공동주최였던 축제에 분명 이야기를 했어야 하는 사항이에요. 회의를 거쳐야 하는 일도 맞아요. 이 일은 지금 영화제가 그토록 원하는 ‘연대’ 그 자체에요. 일방적으로 연대를 깨는 결정을 내린 것이라는 설명일 뿐이에요.

이후의 상황 설명 역시 지금까지 계속 언급했던 서로간의 감정싸움이에요. 결론적으로 영화제가 제출한 자료들은 축제가 제출한 자료와 동일해요. 제가 김조광수 감독님을 비판한 근거로 삼은 것들이에요. 전 이것들이 어떻게 독립의 근거인지 도저히 알 수 없어요.

여기 증언이 가능하다고 명기된 주요한 두 명의 이름이 등장해요. 박기호 전 사무국장과 유오남 현 사무국장이에요. 유오남 사무국장은 <레인보우 팩토리> 직원이고, 박기호 전 사무국장은 불투명한 재정 운영으로 경질당한 분이에요.

김승환: 허.. 그런데 저는 신군님이 도와주시는 건 맞고.. 사실 그 때 그 박기호 사무국장님이 약간의 문제를 일으키시면서 갑자기 그만 두셨잖아요. 사무국에 공석이 났고… 그 때 신군님께서 이미 이 일에 대해서 숙지해왔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걸 도와주실 수 있다. 사실 기호형이 회의를 통해서 경질되기 전에도 그때도 도움 주고 빨리 요청하라고 하셨잖아요. (후략)

녹취록 중

경위서 3 :의혹의 해명

1. 축제에서 2011년도 영화제가 시작할 때 서울문화재단 기금 중 일부인 500만원을 지원했기 때문에 영화제는 축제의 산하기구이다?

이 사실관계는 당시 축제와 영화제가 연대를 가지고 함께 활동했다는 증거이죠. 누구의 이름으로 신청했나요? 축제 아닌가요? 주장하시는 데로 영화제가 축제에서 이 때 부터 분리되어 독자적인 주체로 활동했다면 공동으로 기금신청을 해야 맞지 않나요? 축제의 이름으로 신청했고, 그 기획서에 영화제가 포함되어 있었겠죠. 이를 행정적으로 해석하면 축제가 기금을 받고, 이를 행사의 일환인 영화제에게 나누어 준 것이 맞아요.

사실관계를 완전히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2012년에도 축제가 지원하려했다 하셨으니 제 생각이 맞을 듯 싶네요. 뭐 틀리더라도 이것을 독립의 근거라 하기에도 부족하지만요. 사실 모든 이야기는 영화제 회의록 1,2,3에서 끝나요 -_- 이걸 왜 이렇게 나도 길게 이야기하나…. 하는 회의감이 드네요.

2. 강명진 축제 조직위원장이 2011년도에 영화제 집행위원이었고, 영화제 회의에 참석을 했었기 때문에 영화제는 축제로부터 독립한 것이 아니다?

그건 처음 영화제를 맡으시고 조직도 바뀐 상황에서 그동안 영화제를 진행해왔던 축제가 지원을 했던 것이죠. 집행위원들이 다 외부인사로 구성된 기구라… 그런데 왜 계속 집행위원회 이름으로 성명 발표해요? ‘ㅅ’ 뭐 그 애매한 조직 구성에 대해서 이야기할 곳은 아니니 패스~

3. 축제 구성원뿐만 아니라 영화제 구성원들은 영화제가 축제로부터 독립하는 과정을 전혀 모른 상태로 독립의 실질적 과정은 진행되었다?

회의록 아무리 봐도 거기에 근거해서 일 처리를 했으면 독립되지 않은 게 맞아요.

4. 예산 독립 가능 여부에 대해서 내년(2012년)에 논의하자고 해놓고서는 한 적이 없다?

이게 예산 독립 여부에 대한 논의라고요? -_- 지원금 나왔으니 드릴께요. 아니에요. 우린 충분해요. -_- 적어도 그런 논의란 예산 독립이 축제에서 의제로 설정되어 회의를 통한 승인을 받아야 하는 일이에요. 이미 실질적으로 재정적인 독립이 되었다 하더라도 이런 식으로 독립 절차를 밟아야 옳다구요. 여기서도 독립 단체라고 이야기 했다 쓰셨지만, 뒷받침할 자료는 없네요.

5. 2012년도에 신군 축제사무국장(前)이 영화제 사무국 일을 도와줬기 때문에 영화제는 축제로부터 독립한 것이 아니다?

이 부분은 아무리 읽어봐도, 왜 이게 독립은 하되 연대를 한다라고 해석되는지 모르겠어요.

6. 다수결로 영화제 독립에 대해 축제와의 논의 필요성에 대한 것을 결정한 것은 폭력적이다?

축제측 입장서를 공유했었는지는 없네요?

역시 이 이후에는 독립에 대한 근거는 없어요. 감정싸움에 대한 이야기네요. 생략.

경위서 4 : 축제측에 하고 싶은 질문

1. 퀴어문화축제는 서울LGBT영화제 독립에 대해서 조직위원회 내부에서 논의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독립이 무효라고 주장했었다. 그렇다면 현재 축제의 입장은 무엇인가? 아직도 서울LGBT영화제가 독립된 것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인가?

당연하죠. 영화제의 독립은 축제에서 논의해야 하는 사안이에요. 그 과정이 없었잖아요?

역시 나머지는 독립과는 상관 없는 이야기들이라. 생략.

결론

무엇이 무엇이 똑같을까요? 왜 똑같은 자료를 가지고 정 반대의 것을 주장할까요? 누군가의 자료 해석이 틀린 것이겠죠. 분명 회의록 상에 똑띠 적혀있어요. 녹취록에 똑띠 적혀있어요. 그리고 적혀있지 않은 것을 카더라로 주장하는 것들이 있어요.

제출하신 자료들로 ‘독립이 이미 되었네’라고 주장하시는 건 한 방법 밖에는 없어요. 절차가 뭐가 중요한가? 사업이 잘 운영되고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다면 정당성 따위는 개나 고양이를 줘도 되는 거 아닌가. 라고 주장하시면 돼요.

제 역할은 여기까지로 할께요. 이제 성공회와 두 단체가 어떻게 일을 처리해 나가는지 지켜보도록 할께요. 대신 하나 제안할께요. 앞으로 김조광수 감독님이 사과하시고 책임 지는 모습을 보이신 다음, 이 갈등 속에서 벌어졌던 우리 역량의 후퇴랄까 그 갈등의 봉합 과정이랄까 이 사건이 성소수자 운동 진영에 던져준 교훈이랄까, 이런 것들을 서로 고민해 보았으면 좋겠어요.

* 목차 : 김조광수 아카이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