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거의 한달 전에 의혹을 제기했던 일이 있었어요. 아직 결론은 나지 않았어요. 네, 영화감독 김조광수씨와 <서울LGBT영화제>에 대한 일이에요. 그동안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으셨던 김조감독님이 <씨네21>과의 인터뷰에서 잠깐 언급을 하셨네요? 그동안의 지지부진한 경과와 이 인터뷰를 분석해볼까해요.

중재할 일이 아닌 것 같은 뭔가를 중재하시는지 잘 모르겠는 중재단

제가 글을 쓰고 이야기가 공론화되자 중재단이라는 것이 만들어져요. 누가 거기 계신지, 어떤 일을 하시는지 알려진 바는 없어요. 가난한 해외 유학생이라서 전화도 못해요 ;ㅁ; 듣기로는 김일란감독님이 거기 계시는 것으로 파악돼요.

중재단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요? 이 분들이 사회적 소명을 느낀 나머지 알아서 모이셨거나, 김조감독님이 도와달라며 연락한 것을 계기로 사회적 소명을 느끼고 모이셨겠죠? 전 후자에 한 표 던질께요. 만약 후자라면 중재단은 위기를 느낀 김조감독이 영화제 이슈가 마치 중재가 필요한 분쟁인 것처럼 보이도록 꾸미기 위해 조직하신 것이라 의심이 돼요. 과연 <서울LGBT영화제>에 관련된 일들이 중재가 필요한 일일까요?

중재란 최소한 정당한 지위를 가진 두 당사자간의 분쟁을 조정하기 위한 활동일 거에요. 이쪽도 저쪽도 조금씩 양보하면 해결될 분쟁 같은 것에서 어느 선으로 양보를 이끌어내는지를 결정하는 절차이겠죠. 그런데요, 단언컨데 김조감독님은 그 중재를 받을 자격이 없으세요.

두 영화제가 동등한 지위를 가지고 양 당사자간에 호칭이나 도메인이나 카피같은 것들에서 충돌했다면 그건 중재 꺼리가 되죠. 그런데, 김조감독님은 애시당초 지위 자체가 없으세요. 제가 제기했던 질문인 ‘2011년도의 독립에 대한 절차적 정당성을 입증하시오’에 대한 답이 없다면요. 거진 한달이 다 되어가는데 아직 무엇도 내놓으시지 못하시고 있으세요.

저울에 올릴 게 있어야 재지!

저울에 올릴 게 있어야 재지!

너무 황당한게요, 그렇게나 확고하게 주장하시며 주변인들 다 실망시키면서 하셨던 일의 근거를 한달이나 찾아야 하나요? 당시에는 모든 대화 요구를 묵살하셨으면서 조금 불리해지니 중재단을 슬그머니 세워서 대화를 하자구요? 에이~ 대화 좋아하시면 일년 전에 하시지 그러셨어요? 하여간, 독립의 근거가 되는 회의록이든 MOU든 합의문이든 있어야하는 거 아닌가요? 아님 당시의 정황적 증거라도요. 혹시 없는 거 아니세요? 그거 없다면 중재가 아니라 중징계가 필요한 일이에요.

중재를 받고 싶으시다면 먼저 2011년에 독립을 했다는 증거를 보여주세요. 본인이 명확하다 생각하시는 증거요. 그럼 그것이 독립이 아니라는 축제측과 중재와 대화를 통한 해결을 할 수 있겠죠. 아니면 두 영화제 간의 위상 정립에 대한 조율을 할 수도 있겠죠. 그런데 없잖아요? 그 증거는 벌써 삼년 전에, 아니, 일년 전에 가지고 계셨던 것 아닌가요? 그러니 전체회의를 통해 결정하자는 축제측의 제안에 ‘이미 삼년 전에 독립했다니까요!!!!’라며 버럭거리신 거 아닌가요? 그래서 영화제 내부 회의에서 이미 독립된 것을 전제하고 축제측의 승인을 받을 것인지의 여부를 다수결로 정하신 거 아니었나요?

중재단 여러분. 여러분들 그냥 이용 당하시는 것 같아요. 빨리 손도 빼시고 발도 빼시길 바래요.

공식질문 : 김조광수에게 중재단이란?

김조감독님 생각을 유추해 볼께요. 감독님은 중재단을 내세워서 협상을 이끌어내시려고 하시는 것 같아요. 협상에 의한 협의든 합의든 그런 식으로 일이 처리되길 원하시는 거죠. 양 당사자간에 일이 원만하게 마무리된 것 처럼 보이게, 두 개의 영화제가 공존하는 형태가 완성되겠죠. 그럼 지금까지 처럼 언론 플레이 하면서 양적, 질적, 정치적인 우위를 가져가실 수 있으실테니 정통성이나 이름이나 도메인 따위는 별로 문제될 것이 없어져요.

김조감독은 협상에서 전부 양보해도 잃으실 게 전혀 없어요. 사람들은 ‘김조감독님이 매년 하셨던 영화제’를 기억할테니까요. 딱 까놓고 생각해보세요. <서울LGBT영화제> 혹은 <SeLFF>의 명칭이나 도메인이나 몇년의 역사를 가지는지 아는 사람 몇이나 될 것 같아요? 그거 때문에 영화제에 오는 관람객이 몇이나 될 것 같아요? 미디어는 그 권위 때문에 기사를 찍어낼까요? 실제로 올해 김조감독은 회차를 사용하지 않고도 성공적으로 영화제를 개최했어요.

이렇게 된다면 퀴퍼는 작년과 올해 그래왔던 것 처럼 뉘앙스가 이상한 표현 발견하면 언론사에 전화하고 새로운 영화제에 항의하고, 뭐 그런 일들이 반복될 거에요. 전혀 아니지만 김조감독의 영화제가 마치 정통성을 가진 것인양 각인되겠죠. 아니, 그냥 사람들은 성소수자 영화제가 두개네? 이정도 밖에 생각 안해요.

모 신문사 : 올해도 역시 <GLBT필름페스티벌>이 <KG시네마테크>에서 열립니다.
축제 : 아니! 올해도 역시라니! 그렇게 합의해 놓고!
사람들 : 참 별거 가지고 그러네…

그럼 정말 밥그릇 싸움이 되는 거죠. 이거 바라시는 거 맞죠? 그래서 중재단 이용하시는 거죠? 지금 요 위기만 스무스하게 넘어가자. 그 생각 뿐이시겠죠? 그럼 나중 일은 본인의 저명함으로 뭉개거나 쯔쯔쯔 또 저것들 밥그릇 싸움하네 같은 비판 여론으로 갈음할 수 있을 거에요. 그럼 또 일각에선 그 때 처리를 제대로 못해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며 축제 무용론이나 중재단에 참여하셨던 분들에게 비판이 돌아올 거에요.

위에 제가 <KU시네마테크>를 <KG시네마테크>라고 썼는데 알아챈 사람 몇이나 될 것 같아요? 아예 그 이름을 몰랐던 사람들도 대충 극장이라는 건 알 수 있어요. 영화제에 관람객으로 오셨던 분들은 ‘아~ 작년에 했던 거기?’ 이렇게 생각하실 걸요? 명칭이라는 건 그런 거에요. 정통성이란 것도요. 본인들에게는 매우 중요하겠지만, 전혀 상관 없는 사람들에게는 하나도 안 중요해요. 그런 권위? 김조감독은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는 힘이 있어요. 그러니 ‘최대한 욕 덜먹는 방향’으로 가고 싶으시겠죠. 비겨도 압승하는 게임일테니.

이거 한 번에 알아보신 분?

이거 한 번에 알아보신 분?

이거 어정쩡하게 처리해서 증거 제시도 못하는 김조감독이 어떤 정당성을 획득하게 두시면 관련되신 분들 두고두고 후회하셔도 이미 어떻게 손 쓸 수 없는 그런 사태가 올 거에요. ‘아. 잘 처리했다’고 생각하시겠지만, 매년 눈 앞에 보이는 잡음에 설명할 수 없는 죄책감 느끼실 걸요? 책임도 피하실 수 없을지 몰라요. <씨네21> 인터뷰 원본을 찬찬히 보세요. 그리고 스리슬쩍 처리된 후 김조감독이 언론과 무슨 말을 할지 유추해보세요.

분쟁이 있었으나 잘 처리되고,
두 개의 영화제가 공존하기로 했다.

저 그림이 완성되면 카피에는 ‘국내 최대의 성소수자 영화제’, ‘매년 여름 찾아오는 GLBT영화제’ 등등의 문구가 올라가고 트위터로는 전화예절 어쩌고 하시겠죠. 그래도 항의하면 축제측만 쪼잔해지는 거에요. 상황은 올해와 전혀 다를 것이 없어지는 거죠. 아니, 더 악화되는 거에요.

와우! 성소수자판에 먹튀의 좋은 예를 남기게 되신 것을 ㅊㅋㅊㅋ

증거제시가 없다면 김조감독이 행한 일은 도둑질이에요. 언제부터 도둑질이 중재가 필요한 일이 됐나요? 미리엘 신부세요? 그래도 김조감독이 장발장은 아니죠. 다시 한 번 요청 드려요. 김조감독님이 독립의 증거를 내놓고, 그걸 중재단 여러분들이 보셨을 때 충분히 독립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생각하셨을 때 중재단 꾸리세요. 지금은 중재가 아니라 김조감독에게 과연 정당성이 있는지 검증할 단계에요. 증거를 내놓으라 채근할 단계라구요. 김조감독은 불충분한 증거를 제시한다면 비난 받아야 할 사람이라구요. 아직도 김조감독은 어떠한 증거도 제시하지 못한다구요.

중재단에 계신 분들 다 좋으신 분들이란 거 잘 알아요. 선한 의도로 거기 계시겠죠. 그것도 알아요.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하면 ‘중재’단이라 이름 붙여진 그 곳에 계신 것만으로 먹튀에 들러리 서시는 역할이 될 수도 있어요. 정말 걱정되서 드리는 말이에요.

드디어 입을 연 김조감독

이 일을 여기저기 제보를 했고 김조감독께 그곳들에서 취재차 연락을 했어요. 전해들은 바로는 김조감독님은 일관되게 분쟁 중인 사안이라 본인이 이야기하는 건 부적절하니 중재단에 문의하시라고 하셨고, 중재단은 양쪽의 자료를 요청한 상태라고 했겠죠? 와우! 굿 잡! 완벽하네요! 시간벌이 용으로 조직 너무 잘 하셨어요. 분쟁인 것 처럼 보이게 잘 꾸며놓으셨네요!

그러던 중 지인으로부터 이번주 <씨네21>에 감독님 인터뷰가 실렸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여기에 영화제 관련된 부분이 있다더라구요. 입수했어요. 살짝 중요 부분만 발췌해 볼께요.

퀴어문화축제가 영화제를 진행할 때부터 이름은 영화제인데 모양새는 축제 속 상영회 같았다. 영화제를 맡으면서 영화제로서의 정체성을 갖추려고 퀴어문화축제쪽에 몇 가지 요청한 게 있었다. 내가 합류하면 영화제의 조직, 형태, 내용도 일반 영화제처럼 하겠다, 집행위원회를 꾸리고 상영작도 성소수자 커뮤니티 사람들이 좋아하는 영화 위주가 아니라 폭넓은 관객이 좋아할 만한 영화로 하겠다. 그쪽에서도 오케이해서 시작한 거다. 난 처음부터 LGBT영화제가 그쪽과는 분리, 독립됐다고 생각했는데 그분들은 그런 적 없다는 거다. 분리와 독립에 대한 서로의 온도차를 아주 세밀하게 확인하지 않았다는 걸 지난해 가을쯤 알았다. 내가 생각한 분리, 독립은 그쪽이 원하는 게 아니었기에 다시 이야기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후략)

메이저 매체 막 이용하실 수 있어서 좋으시겠어요. 이래서 사람들이 감투 욕심 내나봐요. 조심스럽다고 운을 떼셨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인터뷰 전체 내용 중에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네요? 이 텍스트만으로 참 여러가지를 느끼게 해주시네요. 물론 인터뷰를 글로 옮긴 것이라 많은 부분이 생략이 되었겠지만, 김조감독님이 생각하시는 히스토리가 이 짧은 글에서 읽혀지네요. 후략된 부분도 이 사태에 대한 감독님의 소망이 담겨있어 재미있어요.

축제 : 감독님 영화제에 합류해주세요.
김조감독 : 네. 합류할테니 조직개편과 상영작 선정 기준을 바꿀 수 있게 해주세요.
축제 : 네 그렇게 하세요.

첫째로, 누누히 말씀 드렸듯 그리고 김조감독님도 그렇게 이해하시듯 영화제는 축제가 상영회 같은 걸로 시작해서 10년간 키워온 조직이에요. 그 조직의 독립이란 대화의 온도차를 세밀하게 확인하는 수준이 아니라 축제의 승인이 필요한 사안이에요. 아니, 최소한 ‘합류할테니 축제와는 완전히 독립된 별도의 조직으로 분리시켜달라’ 정도의 명확한 워딩이라도 있어야 했어요. 조건을 걸었다고 이야기 한 건 감독님도 분명히 현실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증거에요. 당연히 회의 등을 통한 행정적인 절차와 문서화된 결과가 있어야하는 일이에요. 그게 없다면 멍청해서 착각하셨을만한 당위성 정도라도 필요해요. 살짝 졸면서 들으면 그럴싸해 보이는 내용이라도요. 섭씨 18도인지 화씨 911인지 수치화도 못하는 온도차 따위가 아니라요. 뉘앙스로 넘겨 받은 조직. 좋네요.

둘째로, 김조감독 자신도 ‘합류’란 단어를 사용하셨어요. 아니 세상의 어느 누가 ‘합류’한다는 말이나 조직개편을 하겠다는 말을 소유권 이전이라 생각하겠어요? 백만스물두번 양보해서 ‘합류’와 조직개편이 독립과 동일한 개념이라 (진실로 진실로) 혼자서 착각하셨고 단지 온도차 때문에 의견이 다른 것이라면, 왜 상영작 선정의 기준 변화를 축제에게 승인 받았어요? 감독님 거니까 그냥 하시면 될 것을? 분명히 감독님도 이 요청과 수락이 독립의 절차가 아님을 인지하고 계셨던 거에요. 그러니 상영작 선정이라는 이슈에 대한 축제의 컨펌이 필요했던 거죠. 본인의 합류 따위로 영화제와 축제의 관계가 바뀌진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계셨다고 보여져요.

셋째로, 마지막 문장은 논리랑 놀다 못해 논리가 어디 놀러 나간 것 같아요. 본인이 생각하는 분리, 독립은 축제가 원하는 게 아니었기에 다시 이야기하지 않았다? 이거 그냥 땡깡이나 개무시를 했다는 인정이 아니라면, 정말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어요. 제가 국민학교 5학년쯤 됐으면 이해했을 것 같은데, 죄송해요 이미 너무 커버렸어요.

결론

이 모든 건 제가 후고구려의 애꾸눈 군주가 아닌지라 그냥 추측하는 것이에요. 뭐가 있어야 진행이 되죠. 계속 말씀을 아끼시는데요. 하여간, 김조감독님이 독립의 실질적 근거를 대지 못하신다면 잘잘못을 명확히하고 책임을 지시는 행동을 하셔야 해요. 대화와 타협으로 두 영화제의 위상을 재정립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고 웃으며 악수하는, 좋게좋게 해결하는 방식을 취하면 먹튀가 정당성을 획득하는 좋은 과정이 될 거에요. 그리고 앞으로 과거 일년간 겪었던 일들이 끊임없이 반복될 거라고요. ‘중재’단 여러분들, 그 과정에 들러리 서고 싶으세요? 아직은 ‘중재’라는 단어가 나올 때가 아닌 것 같아요.

억측일까요? 위에서 후략한 인터뷰 후반부를 옮겨볼께요.

현재 성소수자 커뮤니티 활동가 몇분이 중재단을 꾸렸다. 이렇게 된 이상 서로 윈윈했으면 좋겠다. 우리가 이성애자들에게도 좀더 열려 있고 대중적인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에게 어필하는 영화제라면 그쪽은 성소수자 커뮤니티 관객과 더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영화제다. 자기 정체성을 잘 살리면 될 것 같다. 아직까지는 감정의 골이 깊어 그렇게까지는 안 되고 있다. 안타깝다.

안타까우시겠죠. 어디서 듣보잡 트랜스젠더가 껴들어서 감독님의 ‘생각대로 튀~’를 막아버렸으니까요. 앞으로도 감독님 생각대로는 안되게 최대한 힘써볼 생각이에요.

김조감독님도 영화제가 독립하기 위해서는 축제의 승인이 필요하다는 걸 인지하고 있어요. 이전에도 지금도요. 그리고 감독님이 받은 승인은 조직개편과 상영작 선정의 변화에요. 그것도 구두 약속인 것 같네요. ‘네 그렇게 운영하세요’ 정도로 해석될 수는 있어도, ‘가지세요’는 아니에요. 그리고 그것이 독립절차가 아니었다는 것은 감독님도 알고 계셨던 것이라는 의심이 원래 들었지만 인터뷰에서, 웁스! 흘리신 것 같아요.

여전히 영화제의 독립과 관련한 축제의 승인이라는 절차적 정당성에 대해 어떤 문서화된 증거는 고사하고 정황상의 증거조차 제시하지 못하세요. 10년 조직의 독립절차가, 구성원들이 애정을 가졌던 조직의 독립절차가 고작 그정도 대화였다고 정말로 믿고 계시나요? 그정도 대화로 이전 까지의 영화제 기여가 전쟁영화 엑스트라 정도 밖에 안되는 감독님께 헌납했다고 생각하세요? 병원 가세요.

지금 중재와 대화 그렇게 좋아하시는 분이 일년 전 본인의 일방적인 대화 거부에 대해서 설명하신 부분은 코웃음 때문에 묵은 비염이 치료되는 기적의 역사를 체험할 뻔 했어요.

1. 독립이라 주장하고
2. 축제가 독립된 것이 아니라 하니
3. 내가 생각하는 독립과는 온도차가 있다며
4. 다시 이야기하지 않았다고요?

이게 말인지…?

된장인지?

* 목차 : 김조광수 아카이브